서울특별시병원회
병원 in 서울

2022  
26호

감염 및 재난관리의 변화와 대응전략

Hospital Design Strategy for Response to Infectious Diseases


  최근 대한병원협회 미래의료산업협의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아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과 권순정 교수가 ‘감염 및 재난관리의 변화와 대응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권 교수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또 영국 사우스 뱅크대학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의료복지시설학회장을 비롯해 권역별전문질환센터 시설장비심의운영평가위원과 보건복지부 의료시설기준전문가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의료시설과 관련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했고, 현재 질병관리본부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사업심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권순정 교수의 강연을 발췌 요약한 내용이다.

01.원내감염의 경로 1.1 Basic Principles

  오늘의 강연은 한마디로 ‘감염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감염을 제어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감염전달의 원인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감염전달의 원인이라고 하면 공기와 접촉 그리고 물, 이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이들 감염전달 요소의 주요 전달경로를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병원을 건축할 때 이 점을 인식하여 잘 계획하고, 잘 시공을 하며,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02.감염방지대응 기본 2.1 Airborne Preacutions

  감염방지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대한 기본은 복합적인 환경의 조절이라고 할 수 있는 데 이는 온도 및 습도, 기류, 환기, 차압, 청정도 등이 공기감염을 제어하고 예방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환기율은 일반적으로 ACH로 표현을 하는데, 실내공간 내 입자 제거를 위한 최고의 효율은 12~15 ACH이다. SARS 감염의 연구에서 높은 환기율을 갖는 병동의 의료 근무자들이 다른 병동에 비교해서 현저하게 낮은 감염율을 보였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를 들면 캐나다에서 17군데 병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종사자가 결핵에 걸릴 위험성은 낮은 환기율을 갖는 공간에서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고, 미국의 경우 FGI나 ASHRAE 등에 상세한 환기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만, 여전히 효율적인 질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환기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나와 있지는 않다.

  차압은 환자의 질병 및 면역상태에 따라 병실 압력을 음압 또는 양압으로 조절하는 것이고, 기류는 LAF, HEPA를 결합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으로 나와 있다. 여러 연구에서 차압이나 기류의 채택이 수술실(흉부외과)과 같이 고도의 청결이 요구되는 장소에서 감염률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감염방지를 위해 급성 의료환경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HEPA(High-Efficience Particulate Air) 필터를 사용하는데, 이 필터는 직경 0.3 마이크로 정도의 미립자를 제거하는 데 99.97%의 효율을 보인다. 실제 Boswell과 Fox는 2006년 자신들의 연구를 통해 진료 환경에서 이동 가능한 HEPA 필터의 사용으로 MRSA에 의한 환경오염의 현저한 감소를 보여 주었음을 밝힌 바 있다.
  골수이식 환자에 대한, 연구에서 같은 환자가 HEPA 필터를 사용하는 병실에 입원 했을 때보다 HEPA 필터가 없는 환경에 있을 때 병원 내 아스페르길루스 감염 건수가 10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아스페르길루스 포자는 직경이 2.5 마이크로에서 3.0 마이크로 사이의 미립자이다.

  또한,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선 의료진 및 환자들의 동선을 분리할 필요가 있고, 마스크와 손 위생, 가운 등 개인보호장구를 적극 활용 해야 하며, 기류 조절을 위해 항공기의 수직 증류 방식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접촉감염전파예방은 의료환경에서 매우 중요하다. 접촉감염의 환경적 경로는 사람간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환경의 표면을 통한 간접감염이 있는데, 이 접촉에 의한 감염은 일반적으로 MRSA, VER과 같은 병원체에 의한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전달 경로가 된다.
  많은 병원 내 감염체는 환경의 표면에서 수 주일 혹은 몇 달을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그러한 오염된 표면은 병원체 저장소로서 작용하여 감염전파의 원인이 된다. 일례로서 분당서울대학병원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황색포도구균 환자의 패혈증 발생과 손 위생 수행률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손 위생 증진 활동을 시작한 2010년 10월을 기준으로 원내에서 발생하는 MRSA 패혈증이 1/3 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의 분당서울대학병원 의료진들의 손 위생 수행률은 92.2%였다.

  ‘접촉주의(Contact Precautions)’와 관련해선 일반적인 비눗물 세척과 비교할 때 알콜 손 소독 방식은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며, 직원들이 그들의 손을 더 신속히 소독할 수 있고, 부작용과 재오염의 위험이 더 낮다.
  그리고 손 세척기를 병상 옆에 설치하는 것에 비해 병실 문 가까운 복도에 설치하는 것은 손 세척의 빈도를 충분히 증가시키기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센서식 알콜 손 소독기가 사용하기 쉽고 수동식보다 더 자주 사용되고 있었으며, 비누를 이용한 전통적인 수세 방식 역시 여전히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훈증소독이 다인실인 경우 다소 불편하긴 했지만 병실을 소독하는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수인성 감염이 환자의 안전에 더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많은 박테리아나 일부 원충감염 미생물은 습한 환경이나 병원 환경 내 수용액에서 증식하거나 생존을 한다. 녹농균에 의한 병원 내 수인성 감염에 의한 폐렴으로 미국에서만 매년 1,400명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무작위로 선정된 미국 내 115개 투석시설 가운데 83%에서 비결핵성 마이코박테리아가 검출되었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와 있다.
  수인성 감염균 가운데 레지오넬라균의 경우는 대형건물의 냉각탑수나 에어컨디셔너, 샤워기, 중증 호흡 치료기기, 수도꼭지, 장식분수, 분무기 등의 오염된 물 속에 있다가 비말 형태로 인체에 흡입되어 전파 된다.

  수인성 감염질환의 예방을 위해선 화장실 출입문을 센서식, 즉 비접촉식으로 바꾸고, 세면기라든지 소변기, 대변기 등 위생기구를 모두 바닥이 아닌 벽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하며, 비접촉식 수전이나 손 건조기 및 1회용 종이타월의 적절한 설치가 필요하다.
  인플루엔자, 결핵, 홍역, 수두와 같은 공기로 인한 전염 질환에 대한 교차 감염 연구는 환자를 1인 병실이나 파티션이 있는 1인 구역, 격리실 혹은 병상수가 적고 환자 간 간격이 넓은 병실에 입원하는 것이 많은 환자를 함께 수용하는 다인 병실에 입원하는 것에 비해 안전하다.
  예를 들어 캐나다와 아시아의 병원들 가운데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주로 다인 병실로 되어 있어 SARS의 교차 감염이 악화 되었던 것으로 조사되었고, 더구나 음압격리병실의 부족은 효과적인 처치와 통제수단을 수행하는데 심각한 장애가 되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너싱홈에 대한 연구에서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과 같은 방을 쓴 동거인이 1인 병실에 있는 사람보다 3.07배나 더 높은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화상 환자와 다른 취약한 혹은 면역반응억제환자 그룹에 대한 연구에서는 공기 여과 장치가 있는 1인 병실이 감염과 환자들의 사망률을 현저히 낮추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다인 병실은 우선 훈증소독에 어려움이 있다. 여러 나라 의료시설에서 1인 병실이 다인 병실에 비해 MRSA 감염을 줄이거나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물론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말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인 병실 격리가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의 확산을 억제한다는 것이 보고되기도 했다.

  환자들이 입원을 하자마자 MRSA나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혹은 다른 병원균에 대한 검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검사결과는 2~3일이 소요되고, 그 사이에 감염된 환자가 입원한 병실의 환경 표면은 급격히 오염되며 직원이나 다른 환자들이 접촉하는 세균저장소가 되고 만다. 따라서 앞으로는 다른 환자에게 감염이 확산 되지 않도록 모든 환자들을 입원하자마자 검사하고, 1인 병실에 배정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03.감염병동 사례 3.3 도립보쿠토병원, 일본

  감염 병동의 사례로서 일본 도립보쿠토병원의 경우 1층의 별도 승강기를 통해 접근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2층에는 외래진료실을 구비하고, 의사 동선과 환자 대기 동선을 분리해 놓았다. 폐기물은 포장해서 외부로 보내고, 1종 시설과 2종 시설을 모두 갖추었으며, 출입문은 2단계 또는 3단계로 되어 있었다. 단계별로 펜데믹에 적응할 수 있는 계획안을 제시토록 하였고 음압조절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었다. 1종(고도격리) 진찰실은 2개 설치해 놓았다.
  그런가하면 감염증과 관련된 응급 및 외래, 검사, 중환자실 등을 총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고, 환자별 동선 및 영역의 분리를 시도했다. 의사와 환자는 물론 물품의 동선을 분리했고, 감염증 환자의 확산에 따른 단계별 대응체계를 갖추었다. 진찰실 출입구를 환자용과 의사용으로 구분하고, 감염증 환자의 대기 구역을 구분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감염병 관리시설은 의료계획 및 운영계획, 건축계획, 설비계획이 상호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감염병 시설을 건축하려고 할 때 진료계획과 함께 인력투입계획 및 운영계획을 반영하고, 건축의 부족한 성능을 보완할 수 있는 기계설비계획도 반영되어야 한다.

04.종합 4.1 게획의 연관성

  결론적으로 감염병 시설(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건립과 운영에 따른 잘 훈련되고 전문성이 있고 열정적인 충분한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설계(시공)를 잘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요소들은 장기적으로도 비용효과적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초기투자비는 물론 운영비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하며, 평상시와 위기 시 모두의 운영방안을 고려해야 하고, 정기적인 시설가동 및 인력훈련은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또한 자문 및 검증을 통해 계획설계, 실시설계, 시공 후 TAB, 정기점검 등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