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병원회
병원 in 서울

2022  
20호

제 19차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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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의료계, 특히 각급 병원들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의료계가 지금 많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금 직면하고 있는 큰 변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현재 팬데믹을 지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지만 펜데믹은 매우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펜데믹 때문에 새롭게 시작된 변화는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규제가 됐든, 투자가 됐든 여러 부문들에 대한 장벽들이 허물어지면서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요즘 엔데믹이나 뉴 노멀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많은 기회나 위기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디지털 헬스케어 범주들을 짚고 넘어가려고 하는데 헬스케어 중에서 의료라는 분야를 이야기할 수 있고, 또 새로운 기술이 많이 나올 때는 그 대상이 의료인이냐, 의료인이 아니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의료분야에 속하게 되면 규제를 받게 되고, 기계를 만들었들 때도 그것이 의료분야와 관련이 있을 때는 인‧허가가 필요하게 된다.
  이런 새로운 기술 때문에 그것이 어떤 것이든 선을 그어야 하는데 그 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그리고 헬스케어 중에서 건강관리 중에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의료와 겹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최근 들어 많이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세 가지 키워드가 있는데 가장 중요하고 가장 많이 것이 의료인공지능과 원격의료, 그리고 디지털 치료제이다.
  펜데믹 직전인 2020년도 1분기까지만 해도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기대가 됐었는데 펜데믹에 돌입하면서 모든 것이 불확실해졌다. 초기만 해도 펜데믹을 겪으면서 과연 이전의 좋은 분위기가 돌아올 것인가 고민을 했었는데, 사실은 펜데믹을 지나면서, 지금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 펜데믹이라는 전에 없었던 큰 위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매우 큰 기회를 맞게 되었다. 전례없는 위기상황에서, 전례없는 큰 투자가 일어나면서 투자를 비롯해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런 점에서 지금이 디지털 헬스케어가 많은 주목을 받는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디지털 헬스 분야는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그리고 여러 케이스를 이야기 하겠지만 사실 디지털 헬스 분야가 넓을 뿐만 아니라 변화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지금은 최신 케이스이지만 조금만 지나면 새로운 케이스에 뒤처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인 만큼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측정,통합,분석,활용하는, 네 단계로 봤을 때 측정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개인유전정보, 디지털 표현형, 통합은 데이터 플랫폼, 분석은 원격의료나 인공지능, 그리고 활용은 소프트웨어로 환자를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 개념이 최근들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원격의료와 관련해선 우리나라에서 불법으로 되어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전과 다른 몇 가지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요한 점은 원격진료에 이미 투자를 한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격진료를 사실상 완벽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코로나 이전에는 원격의료를 써보지 않았거나 모르는 사람의 비율이 70% 이상이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이 비율이 많이 감소해서 최근에 와선 그 비율이 40% 이하로 내려왔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만 해도 2019년 원격의료를 사용해 본 미국인이 11%에 불과했지만 2020년 5월 기준으로 46%의 미국인이 대면진료를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고, 76%는 앞으로 원격진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뜻이 있음을 밝혔으며, 74%는 원격진료를 사용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하면 프로바이더들의 57%가 코로나 이전보다 원격진료에 더 호의적이 되었으며, 64%의 프로바이더들이 원격진료를 하는데 더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그렇다 보니 미국의 주마다 원격의료 수가를 다르게 책정하고 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한시적으로나마 대면 진료와 동등하게 지불하기로 한 주도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만 하다고 본다. 그리고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 역시 2020년 2월에 코로나19 사태에 연계하여 한시적으로 원격진료가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병원들 가운데 몇몇 병원들이 이 원격진료를 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이 원격의료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원격의료와 관련해 현재 의료법개정안이 상정되어 있고, 의료계 내에서도 여러 가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공지능 문제와 관련해선 이에 대한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고, 실제 인공지능 기반 장비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의료기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인공지능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전기와 같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의료 그 자체가 더 많은 데이터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예방의학 또는 맞춤 의료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결국 인공지능을 더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지난 몇 년동안 인공지능 분야가 엄청난 변화를 보였다. 병원들의 영상의학과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임상과에서 이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과 EU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의 인‧허가가 증가하고 있는데 미국(222개)보다는 EU(240개)에서 허가받은 사례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렇듯 미국에 비해 EU에서 받은 인공지능 관련 인허가가 많은 것은 EU에서 규제적으로, 인허가를 받기가 더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FDA가 2021년 9월 공식발표한 바에 따르면 343개의 인공지능 및 머싱러닝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가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021년 9월 기준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의 국내 인허가 현황을 보년 모두 8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조만간 더욱 많은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나는 의료인공지능의 범주를 세 가지 유형을 보고 있는데 복잡한 의료데이터의 분석 및 insight 도출, 영상의료 및 병리 데이터의 분석 및 판독, 연속 데이터의 모니터링, 그리고 예방 및 예측이 바로 그것이다. 그 가운데 의료데이터의 분석 및 insight 도출로는 IBM Watson과 EMR 기반으로 환자들의 진단, 역시 EMR 기반의 예후 예측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영상의료 및 병리 데이터의 분석 및 판독으로는 영상의학과의 영상진단 보조, 우선순위 판별, Image driven biomarker 등을 비롯해 병리과의 병리 슬라이드 판독 보조, AR 기반의 증강 현미경, 면역항암제 반응성 예측 등을 들 수 있고, 이외에도 안과의 당뇨성 망막반응, 피부과, 소화기내과의 대장내시경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연속 데이터의 모니터링 및 예방 및 예측으로는 패혈증‧급성신장손상‧심정지 등 병원내 환자의 이벤트 예측과 당뇨병 환자의 혈당변화 예측, 부정맥 등 심혈관 질환 예측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여러 종류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이들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수가책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적극적으로 활동이 되고 있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이 디지털 치료제 또는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를 뽑을 것이다. 이 디지털 치료제 또는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개념적으로 보면 약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카테고리의 약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처방하여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이다. 이는 업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고, 우리나라 식약처나 미국의 FDA에서 준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스마트용 앱인 것이다.
  원래 의료기기라는 것이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것인데 비해 디지털 헬스케어가 발전하면서 소프트웨어로만 구성되어 있는 방향으로 의료기기의 범주가 확장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Digital Therapeutics의 정의는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 혹은 치료하는 고도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서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약제 및 기기 그리고 다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효능과 목적, 위험도 등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규제기관의 인‧허가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제는 아직까지 단 한 개도 없고, 다만 인허가를 위한 가이드라인만 나와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임상실험 계획 승인을 받아 실험을 진행 중인 것이 10여 개 정도가 되며 그 가운데 1개 정도가 임상시험을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연내에 첫 디지털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 참고적으로 미국의 경우 현재 20여 개 정도의 디지털치료제가 인‧허가를 거쳤다고 한다.
  앞으로 보다 중요한 점은 우선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임상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인‧허가를 신청할 것인지. 건강보험수가 적용을 할 것인지, 의사들이 어느 정도 처방할 것인가, 의사가 처방했을 때 환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이 데이터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지금 이 시간, 병원 안에서 ‘디지털 치료제’가 어떤 의미를 갖고, 또 어떻게 활용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어 보고기로 한다.
  병원에서는 ‘대면이냐, 비대면이냐’를 논하기 이전에 ‘30분 대기, 3분 진료’와 같은 상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정부에서는 1차의료기관 만성질환 관리제도와 같은, 진료 공백을 다른 형태로 채워 줄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든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이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케어코디네이터가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의사의 처방, 의사 판단 하의 교육, 상담, 모니터링과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이런 인력들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하고, 실제 이들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이나 상담 모두가 다 좋은데 현실적으로 잘 이루아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수가만 쏟아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나 비의료인이 원격의료을 하거나 면허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이런 우려의 소리들이 충분히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보편적으로 해 온 것은 환자와 의사가 직접 만나서 아이콘텍을 하는, 대면상담이었다. 그러던 것을 비대면으로 하다보니 상담자나 피상담자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 학술대회 방식인 웨비나가 분명히 대면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대면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
  그런데 교육 시장에 있어서 이런 방식이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주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물론 이런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고, 이렇게 잘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과목별로, 난이도별로 나뉘어진 콘텐츠가 적절한 학생에게 제공이 되었을 때 놀랍게도 해당 학생의 성적을 올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것이 ‘디지털 치료제’의, 방식인 것이다. 이 디지털 치료제의 장점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무한대로 접속에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그 효과가 검증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한마디로 디지털로 정제된 콘텐츠이자 전문가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우선 이 방식이 분명히 원격의료는 아닌 만큼 그에 따른 갈등을 피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전달체계나 의료의 질관리, 진료비 급증 등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병원들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우선 표준치료가 가능하고, 그에 따라 맞춤치료가 가능해진다는 점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운영하는 상담인력 등의 인건비 절감도 가능하고, 콘텐츠를 기반으로 환자 풀 관리가 가능해지게 될 것이다.
  디지털 헬스는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넓은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디지털로 만든 건강관리를 위한 모든 것을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한다면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가 믿고 사용할 수 있고, 의사가 환자에게 권할 수 있도록 국가가 검증하여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질병의 예방, 관리, 치료의 명확한 목적에 따라 검증된 효과를 환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언어체계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 디지털 치료제는 철저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고, 특히 사용 목적이 심각하다고 판단이 되는 경우 별도의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하며, 의사의 처방을 필요로 하는 정도까지 나뉘어져야 한다.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독일 식약처에서 허가를 하면 그 허가(임시)를 받은 해당 품목에 대해 임상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임시수가까지 책정해 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식약처로부터 정식으로 인증을 받은 디지털 치료제는 없지만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예상이 된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앞으로 이 디지털 치료제가 나왔을 때 어느 만큼 빠르게 수가책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수가등재는 임시등재와 정식등재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임시등재는 제품의 가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혁신의료기술 단계를 작용하는 것이고, 정식등재는 표준치료 대비 효과성이 입증되었을 때 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치료기기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를 약품의 관점에서 보면 치료하는 방법의 차이가 계속해서 바뀌어 가고 있다. 바이오로직스와 같은 것이 생약이고, 유전자 가위나 세포치료와 같은 것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치료제가 등장한 개념을 보면 될 것이다. 그동안 개발된 디지털 치료제 앱들 가운데 애매모호한 것들은 사라지고, 질병 특이적인 앱들이 많아졌다. 이들 앱들 가운데 특히 정신과, 만성질환 위주로 디지털 치료제 비율이 높게 나타나 있다. 현재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제 앱들이 20여 개 이상이 되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정신과와 관련된 앱이 가장 많다.
  원격의료 상황을 생각해 보면 환자에게 약을 보내 주어야 할 때 일반 치료제라면 배송 오류나 분실, 변질 등의 위험이 있지만 디지털 치료제라면 이런 오류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의 예를 들어보면 현재 불면증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 중에 있는데 시작은 대학병원에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환자관리나 환자치료를 위해 이루어진 원천물질을 바이오회사에서 받아 제품화한 것이다. 이런 방식은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치료제까지는 몰라도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표준치료를 되지만 맞춤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표준치료와 맞춤치료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워치 센서에 디지털 치료제를 깔아 놓으면 그동안 우리가 상상만 했던 환자들의 섭식이나 생활습관 같은 것들을 살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마구잡이로 살펴보게 되면 개인정보 침해가 되는 만큼 충분한 동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 의사 입장에서 보더라도 환자와 만나지 않으면 처방한 약이 떨어질 때까지 환자가 어떻게 하는지를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하게 되면 의사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 모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환자에 대한 풀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환자를 다시 만났을 때 약을 바꿔 줄 것인지, 더 늘여 줄 것인지를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들어 온 데이터를 통해 사전에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기들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해서 실험군이나 대조군의 치료 전후를 구분할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병원 안에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밖에서도 진단이 가능하고, 또 밖에서도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병원의 경계가 다소 희미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병원의 경계가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병원의 데이터를 비롯해 보험사나 진단기기, 건강관리 앱 그리고 보건복지부 공동데이터를 모두 합치면 우리가 말하는 빅데이터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빅데이터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데이터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 빅데이터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의 데이터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마이데이터’가 되는 것이다. 디지털 치료제를 통해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데이터를 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의 경우만 보더라도 개개인이 기지국과 접속한 내역을 받아 공중방역을 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개인의 동선추적이나 역학조사한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이는 코로나 사태 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시행한 모든 검사내용을 입력하여 예후를 예측을 했다면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병원에 가기 전에 이미 우리 몸의 각종 센서를 통해 치료에 필요한 데이터가 병원에 전달되어 의사가 진단을 내리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의학지식이라고 하면 책에 있는 지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의학지식이 디지털로 가도 변하는 것은 없지만, 거기에 실시간의 여러 가지 정보가 입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알고리즘을 만들면 그것이 에비던스가 되고, 또 이것이 몇 번의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초맞춤형 가이드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했을 경우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질병의 예후를 사전에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 스스로 취해야 할 조치까지도 사전에 제시해 주게 된다는 것이다.